#1, #2, # today is always today.

#1
따뜻한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 앉아 있었다. 하늘은 회색인데 햇살이 노르스름하게 들어왔다. 내 눈에 성에가 낀 것 같았다. 엄마는 내 옆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. 통화 중에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.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엄마가 전화를 끊자마자 누구와 통화했는지 물었다. 아무래도 아빠와 통화한 것 같은데 자꾸 숨기려 했다. 불안한 느낌이 몰아쳤다. 아빠와 통화한 것 같은데 아니냐고 물었다. 엄마는 어쩔 수 없다는 듯, 약간 매정한 말투로곧 이사 갈 거야. 오리로 갈 거야. 방은 다섯 개에 욕실 게계인 곳이니까 너 방 두 개 써. 8월이나 9월에 갈 거야. 나는 너무 놀라서 빈 눈으로 엄마를 바라보자 엄마는 한, 두 달 후에 가는 거니까 준비해. 너무 야속했다. 서울이 아닌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느냐고 전에 물었을 땐 이사계획이 없다고 했는데, 그래서 다른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. 한, 두 달 후에 이사를 간다니, 나는 서울에 있어야 하는데, 이제 일을 어떤 식으로 하지? 내 공간을 얻을만한 경제력은 없는데. 월세를 알아봐야 하나. 월세는... 머리가 멍해졌다. 우선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. 어떤 동네인지, 교통편은 어떤지 당장 알아봐야만 했다. 차 안에서 내다 본 그 동네는 그저 낯설었다. 조용하고 모든 상가건물이 낮았다. 좋아해야 하는 걸까. 왜 하필 비가 오는 걸까. 이사 할 집에 도착하기도 전에 마음도 몸도 지쳐서 약간 울면 기분이 괜찮아질 것 같았다. 하지만 눈물은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아 마음만 더 답답해졌다.

눈을 떴다. 몸을 일으켜 앉았다. 꿈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전전긍긍 했기 때문에 기운이 없었다. 이불을 끌어당겨 꿈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다시 꿈 속으로 보냈다.



#2
여긴 어디일까. 긴 복도. 복도 중간중간 문이 있었고 저 끝에도 문이 보였다. 구조는 전혀 달랐지만 입시 때 다녔던 미술학원이었다. 오호.... 이게 얼마만인지. 천천히 여유롭게 애들 그림을 구경했다. 시험이 얼마 안 남았는지 애들이 고개 한 번 들지 않고 그림을 그렸다. 나의 입시시절을 떠올리며 그땐 그랬었지, 라며 살짝 웃고 있는데 실기실 안에 있던 한 여자애가 고개를 들고 나를 싸늘하게 쳐다봤다. 그리곤 다시 고개를 떨구고 그림을 그렸다. 아, 그러고 보니 쟨 나랑 같은 테이블 썼던 애인데, 왜 입시를 하고 있지? 이상했다. 왜, 이제 와서. 그리곤 또 다른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돌렸다. 어떤 남자가 멀리서 나를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. 저 사람은 누구지? 남자는 나를 계속 쳐다보며 나에게 걸어왔다. 그리곤 내 손목을 잡고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. 내가 왜 이러냐고 묻자 남자는 어쩌려고 그래,라며 계속 복도 끝으로 걸어갔다. 복도 맨 끝의 문을 열고 나를 그 안으로 들여보냈다. 그곳엔 착한 케이가 있었다. 반가워서 손을 들어 인사하려는데 케이는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. 그리곤 또 다른 시선. 나를 가르쳤던 강사가 팔짱을 끼고 테이블에 걸터앉아 나를 보고 있었다. 한심하다는 듯. 내가 멀뚱히 쳐다보자 그 강사는 너 대학 안 갈 거야?라고 비아냥거리는 어조로 말했다. 내가 황당해하며 무슨 입시요? 대학 졸업한지도 오래되었는데 무슨 입시요?라고 되물었다. 강사는 정말 기막혀하며 야, 헛소리 말고 빨리 그림 그릴 준비해. 니 자린 여기야. 하고 손가락으로 한 테이블을 가리켰다. 정신이 혼미해졌다. 케이가 내 어깨를 두드려 준다. 화장실로 갔다. 한 칸에 들어가자마자 얼굴이 일그러지며 견디기 힘든 상태가 되어 이 모든 게 환상이었던가, 나는 입시생이었나,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다. 하지만 의문만 끊임없이 생겨나고 답은 생겨나지 않았다. 아, 차라리 지금 당장 기절이라도 하면 좋으련만. 제정신인 상태로 시간을 보내기가 힘들었다. 왜 기절하길 바랄 땐 기절하지 않는 거냐는 생각도 들었다. 점점 머저리가 되어 가는 것 같아 문을 열고 나가려 했는데 너무 끔찍해서 문을 열 수 없었다. 꼼짝없이 이 상황을 받아 들여야 하는 건 가봐.

눈을 번쩍 떴다. 내 방 천장이 보인다. 나도 모르게 욕을 해버렸다. 이런 대재앙 꿈을 꾸다니. 헛움음이 나왔다. 비명 지르고 싶었지만 아침부터 놀래 킬 수 없어 꾹 참고 하이킥을 날렸다.



#
무슨 꿈이 이 모양인가. 이런 꿈을 꿀만큼 난 허섭스레기인 걸까.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.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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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슈야 2011/12/14 19:35 # 답글

    우앙.. ㅜㅜ 유쾌한 꿈들은 아니지만 전 꿈 이야기가 너무 좋아요..
  • limnkei 2011/12/14 21:13 #

    코밍 순,
  • 2011/12/14 20:59 # 답글 비공개

    비공개 덧글입니다.
  • limnkei 2011/12/14 21:14 #

    으헝, 진짜 식겁.
    꿈 꾸는 동안 혼이 빠져나가는 줄 알았어.ㅋㅋㅋㅋㅋ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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